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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으로 살아난 역사 속 인물들: 권오창 화백의 초상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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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KBS 밴쿠버 뉴스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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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으로 살아난 역사 속 인물들: 권오창 화백의 초상화 세계
캐나다 뉴스 / 문화

밴쿠버 한인 사회에서도 많은 분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최근 정부표준영정 최다 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통 초상화가 권오창 화백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며, 붓으로 되살아난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보겠습니다.

• 전통 초상화가 권오창 화백이 1년 6개월간의 노력 끝에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어진을 복원했습니다. 사료 연구와 후손들의 얼굴 분석을 통해 어린 군주의 기품을 화폭에 담아내며, 이는 정부표준영정 제10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권 화백은 반세기 동안 단종, 정도전, 허균, 궁예 등 17명의 역사 인물을 정부표준영정으로 탄생시켰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정부표준영정을 그린 기록이며, 인물의 복식까지 재현하여 시대상을 드러내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 권 화백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넘어, 방대한 사료 연구와 전문가 자문, 후손들과의 교감을 통해 역사적 인물의 실체에 다가가려 노력합니다. '추정의 영역'을 최소화하고 당대 최고의 고증을 거쳐 역사적 사실에 최대한 가까운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 그의 작업 철학입니다.
비운의 군주, 단종의 얼굴을 되살리다

생전의 어진이 전해지지 않았던 단종의 얼굴이 권오창 화백의 붓끝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앳되지만 유약하지 않은, 어린 군주가 지녔던 정연한 기품을 담아낸 이 작품은 1년 6개월의 고증과 작업 끝에 완성되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행장 등 사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태조와 세조의 어진 초본, 그리고 전주 이씨 후손들의 얼굴에서 왕실 혈통의 골상을 추적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권 화백은 이 과정을 "단종을 화폭 위에 세우는 일은 사료를 통해 실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복원에 가까웠다"고 회고했습니다. 그의 단종 어진은 마침내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 전문가들의 만장일치로 정부표준영정 제100호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역사 속 인물들을 화폭에 담는 여정

정부표준영정은 선현의 초상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정하는 공적 초상입니다. 현재 104위가 지정된 가운데, 권오창 화백은 이 중 17위를 그려 국내 최다 제작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종을 비롯하여 설총, 김부식, 정도전, 맹사성, 이사부, 허균, 서희, 궁예, 권율 등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그의 붓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는 반세기 동안 역사 인물의 모습을 되살리는 작업에 매진하며, 단순히 얼굴 재현을 넘어 복식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옷은 한 인물의 신분과 시대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흩어진 유물과 기록을 바탕으로 온전한 모습을 복원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흩어진 복식인물화 168점을 국립대구박물관에 기증했으며, 현재 박물관에서는 그의 기증 작품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의뢰를 받고 두 달은 연필을 잡지 않습니다. 사료를 찾고, 공부하고, 문중 사람들을 만난 뒤에야 초안을 그리기 시작하지요. 그분을 알아야 그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권오창 화백 -
고증과 상상, 그 사이에서의 책임감

노 화백은 사라진 얼굴을 되살리는 작업에 대해 "그분을 알아야 그릴 수 있다"며, 묘소 참배, 유적 답사, 심층적인 사료 연구, 그리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인물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후손들의 얼굴에서 골상을 찾는 작업 역시 중요한 교감의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때로는 1년에서 3년, 혹은 4년까지도 소요되는 고된 작업이지만, 그는 '추정의 영역'이 남아 있을수록 작은 오류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최고의 고증을 거쳐 역사적 사실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50년, 100년 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 현재의 영정도 다시 검토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당대에 가능한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밴쿠버 한인 사회에서도 이러한 전통 예술과 역사 복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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